2011년 12월 3일 토요일

[브루스/제이/브루스] 완강한


제목: Inflexible
작가: harmless_one
링크: http://m.fanfiction.net/s/3662710/1/Inflexible
창작일: 2007-7-17
등장인물: 브루스/제이슨
권리포기: 저작권은 DC사에 있습니다.
등급: PG
분량: 457 단어
줄거리: 손 하나 뻗는 것도 쉽지 않다.
작가의 말: 




그는 자신이 이렇게 해도 되는지 알지 못했다. 단지 자신이 이렇게 하기를 원한다는 것만 알았다. 충동이란 언제나 그에게 있어서 친구라기보다는 적에 가까운 것이었지만, 그는 친구를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 하라는 말을 믿었다. 보다 더 가까이.

가면을 벗은 브루스를 볼 때마다 그는 항상 이런 식으로 사로잡힌 듯이 응시했다. 그 모습은 세상의 절반이며 어느 무엇보다도 합당한 것이었으니까.

게다가, 이 전설은 이처럼 손이 닿는 곳에 서 있었다. 그래서 그는 한 걸음 다가갔다. 또 한 걸음. 브루스는 다른 데에 정신을 쏟고 있었다- 사건을 추리 중인지 기억을 떠올리는지, 그 누가 알까? 방심이란: 또 다른 적일 뿐.

살그머니 파고들어서, 손등이 망토에 덮이게, 근육을 얼싸서 누르고 아아... 그래 이거다.

무엇이든 상상과는 다르게 느껴지는 법이다. 그는 이 사실을 상상 이상으로 아팠던 수백 개의 타박상과 상상 이상으로 기분이 좋았던 수십 번의 대련을 통해 충분히 깨우쳤다. 그럼에도 그는 이럴 줄은 예상치 못했다.

브루스는 따뜻하지도, 별로 껴안고 있기 쉽지도 않았다. (그건 장점이었을 터였지만, 잘못된 생각이었다.) 너무 크고 불편했다. (나는 밀착했지만 사이에는 수트가 있었다.) 브루스가 몸에 지니고 다니는 금속 장비만큼이나 뻣뻣했다. 너무나 완강했다.

그러나 브루스에게서는 합성 섬유와 땀과 상당량의 (거의가 다른 자의 것인) 피 냄새가 났다. 순찰을 돌고 난 후면 제이슨 자신에게서 나는 바로 그 냄새였다. 그러니 문제 될 것은 없었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다. 단지 제이슨이 지금 브루스가 원하는 거리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거리에 있기에 냄새가 강해졌을 따름이다.

아주 조금만 더 다가들어서 그는 머리를 브루스의 심장께에 두었다. 자기 심장이 너무 시끄럽게 두근거리는 탓에 브루스가 (브루스의 심장이 소리내어 뛰기는 한다면) 낼지도 모를 고동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소음 사이로 브루스가 아마도 뭐라고 말을 하는 것 같았지만, 그의 오랜 옛 친구 (아니면 적?)인 충동은 저 남자는 자기 자신이 무얼 원하는지도 모르니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게 상책이라고 속삭였다.

그는 브루스를 더 바싹 끌어안으며 닥치라고 말했다. 그러는 자신이 조금밖에 놀랍지 않았다.

이건 브루스가 익숙히 다루는 상황이 아닐 뿐더러 이렇게 달라붙은 상대와 입씨름을 벌이기란 필경 전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보이 원더가 품 속에 침입했을 때 당신이라면 뭘 하겠는가?) 밀쳐내기란 그보다도 더 힘들 것이다.

그 말은 이 좌절 투성이인 '파트너 관계'에서 그가 처음으로 이기리라는 뜻이었다. 왜냐하면 브루스가 그의 어깨 위로 고개를 떨구고서-  당기지도 밀지도 않은 채 그저 어떤 느낌인지를 시험하면서- 한숨지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한숨이 비록 그가 상상하던 것과는 달랐지만 마치 오랫동안 기다렸던 항복의 팡파르 소리 같았기 때문이었다. 금욕적인 태도로 감내하는 것도, 지친 듯한 무심함도 아니었다. 항복이었다. 그러니, 그래, 이 역시 절반은 합당하다.

제기랄, 언젠가 그는 이길 것이다. 이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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